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두 여성의 이야기 |2024. 04.25
[ 최은의 영화보기 ]    ‘호구’라 불리는 그들: 세기말의 사랑(2023)

'정직테크'의 경리과장 김영미(이유영)는 외모가 비호감이라는 이유로 직장동료들 사이에서 '세기말'이라고 불린다. 노골적인 혐오 시선 때문에 영미는 직원식당을 이용하는 것조차도 불편한데, 혼자 밥을 먹는 그녀 앞에 한 남자가 다가온다. 다정한 말을 건네며 영미의 식판에 소시지를 나눠 담아주는 남자는 배송기사 구도영(노재원)이었다. 이후 영미는 구도영이 빼돌린 미수금을 도영 본인도 모르게 채워…

부활의 계절에 만나는 “왜 (다시) 사는가?”라는 질문 |2024. 03.15
[ 최은의 영화보기 ]    라쎄 할스트롬의 '베일리 어게인 A Dog’s Purpose'(2017)

'베일리'는 개 이름이다. '베일리 어게인'에서 이 강아지는 매번 다른 품종으로 다른 임무를 띠고 다시 태어난다. 프랭크 카프라의 영화 덕에 미국인들에게는 특히 친숙할 이 이름은 세상에서 가장 헌신적이고 착한 사람의 이름이기도 하다. 영화 '멋진 인생 (It's a Wonderful Life, 1946)에서 주인공 조지 베일리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고 다리 위에 올라섰다가 …

희망, 닫힌 방을 열어야 할 이유 |2024. 02.09
[ 최은의 영화보기 ]   나의 올드 오크

잉글랜드 북부의 폐광 마을에 시리아 난민들을 태운 버스가 한 대 도착한다. 가뜩이나 집값이 떨어지고 마을이 몰락해 가는데 종교가 다르고 말도 잘 안 통하는 난민까지 수용하게 되어 마을 사람들은 화가 잔뜩 나 있다. T.J. 발렌타인(데이브 터너)이 운영하는 주점 '올드 오크'의 단골손님이자 오랜 친구인 찰리와 이웃들은 매일 이들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으며 혐오발언을 해댄다. 어느 날 이 곳에 …

소년을 사로잡은 빛의 연대기, 혹은 영화 예술의 작은 역사 |2024. 01.12
[ 최은의 영화보기 ]    파벨만스

생애 첫 영화관람에 나선 다섯 살 샘에게 아빠 버트 파벨만(폴 다노)이 설명을 시작한다. "무서워할 것 없어. 커다란 손전등 같은 빛이 있는데 그 앞을 초당 24장의 사진이 빠르게 지나가. 이걸 영사라고 하지. 사진 한 장은 머릿속에서 15분의 1초씩 머물러. 그건 잔상효과야…" 반면 엄마 미치(미셸 윌리엄스)는 겁에 질린 아이의 눈을 들여다보며 이렇게 말한다. "영화는 꿈이란다. 잊히지 않…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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